최근 국방부가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선언하면서 소형드론 운용이 군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쟁 영상들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왜 드론에 공격당하는 병사들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그냥 도망만 치다가 당하는 걸까요? 제가 90년대 초 논산훈련소에서 받았던 대공사격 훈련을 떠올려보면, 소형드론은 충분히 대응 가능한 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형드론이 바꾼 전장 환경
전쟁 양상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과거에는 전차나 장갑차가 지상 전투의 왕이었지만, 이제는 몇십만 원짜리 드론 하나가 수십억 원짜리 전차를 무력화시키는 시대가 왔습니다.
FPV 드론(First Person View Drone)이라 불리는 소형 공격드론은 조종자가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1인칭 시점으로 목표물에 직접 돌진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FPV란 조종자가 드론의 시야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조종한다는 의미로, 마치 본인이 드론에 타고 있는 것처럼 정밀한 조종이 가능합니다(출처: 국방부)
제가 한강 공원에서 취미로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을 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 든 생각이 "저 정도 속도라면 총으로 충분히 맞출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민간용 고급 드론도 시속 70~80km 정도이고, 군용 소형드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헬기나 전투기처럼 음속에 가까운 속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저는 개인화기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36사단을 소형드론·대드론 실증 전담부대로 최초 지정하면서, 모든 장병이 드론 조종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6년 예산으로 205억 원을 반영했고, 추가 예산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드론을 잘 날리는 것만큼이나, 날아오는 드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훈련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대드론 훈련의 현실적 문제점
현재 전선에서 촬영된 영상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병사들은 드론이 접근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총을 쏘지 않습니다. 그냥 도망만 치다가 결국 공격당하는 장면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90년대 초 훈련소에서 받았던 교육을 떠올려보면, 저공비행하는 항공기나 낙하산 부대에 대한 대응 방법을 배웠습니다.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적병의 다리를 조준하면 몸통에 맞는다", "헬기가 나를 공격한다면 어디쯤 앞에 조준해서 쏴라" 같은 실전적인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헬기나 전투기를 개인화기로 격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죽더라도 쏘고 죽어라"는 정신교육이 있었습니다.
C-RAM(Counter Rocket, Artillery, and Mortar) 시스템이나 레이저 무기 같은 고가의 대드론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런 장비가 모든 전선에 배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여기서 C-RAM이란 로켓, 포탄, 박격포탄 등을 요격하는 근접방어체계를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드론 요격 기능도 추가되고 있습니다(출처: 방위사업청).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주요 거점에만 배치될 수밖에 없고, 전선의 일반 보병들은 결국 자신의 총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한강에서 본 드론들이 수십 미터 거리에서는 충분히 조준 가능한 크기였습니다. 드론이 접근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속도가 총알이나 미사일보다 훨씬 느리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도 실전에서 대응 사격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훈련 부재가 만든 치명적 공백
제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훈련의 부재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군대는 드론을 '운용'하는 교육에만 집중하고 있지, 드론 '방어'에 대한 실전적 훈련은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전차병이 드론 공격을 받을 때 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요? 해치를 닫고 도망가는 것? 아닙니다. 전차에는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고, 동축기관총(Coaxial Machine Gun)과 대공기관총이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존재하는 무기입니다. 동축기관총이란 전차 포신과 나란히 설치된 기관총으로, 주포와 같은 방향을 조준할 수 있어 근거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이런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병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만약 전선에 있다면, 드론이 접근하는 순간 일단 쏘고 볼 것 같습니다. 못 맞추더라도 쏘는 것과 안 쏘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총알이 드론 근처를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조종자는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이고, 운이 좋으면 명중할 수도 있습니다.
국방부가 발표한 50만 드론 전사 양성 계획은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 '대드론 사격 훈련'입니다. 이동하는 소형 표적에 대한 사격 훈련,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는 드론에 대한 대응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드론이 보이면 일단 쏜다"는 정신교육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제 경험상,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 훈련입니다. 몸에 배도록 반복해야 실전에서 자동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드론 대응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론 모형을 이용한 사격 훈련, VR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훈련 등을 통해 병사들이 드론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총을 들어 조준하고 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실전 배치 전 점검해야 할 것들
국방부는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론 전사 양성에 나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드론 조종 교육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격용 드론을 잘 날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의 드론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계획을 보면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방어 훈련 비중을 최소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 개인화기의 대드론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K2 소총이나 K3 기관총으로 드론을 얼마나 격추할 수 있는지, 어떤 거리에서 명중률이 높은지에 대한 실증 데이터를 축적해야 합니다. 36사단이 실증 전담부대로 지정된 만큼, 이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서 교범을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전 장병의 드론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드론은 더 이상 정찰용 장비가 아니라 직접적인 살상 무기입니다. 하늘에서 드론 소리가 들리면 즉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전적 훈련'입니다. 교범을 외우고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날아오는 드론 표적을 보고 총을 쏘는 훈련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실전에서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습니다.
드론 시대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전선에서 매일 수백 대의 드론이 격추되고, 동시에 수백 명의 병사들이 드론 공격으로 사상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이 50만 드론 전사를 양성한다는 것은 좋은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드론을 날리는 방법만큼이나, 날아오는 드론을 막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30년 전 훈련소에서 배웠던 "죽더라도 쏘고 죽어라"는 정신이, 지금의 드론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